언제 어느 곳에서 어떻게 듣느냐에 따라 다양한 빛깔로 마음을 물들이는 것이 있다. 상쾌한 아침, 무료한 오후, 고즈넉한 저녁, 여유로운 밤, 고요한 새벽. 어느 시간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든 온갖 종류의 음악, 세상 돌아가는 소식,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라디오가 그렇다.
눈과 귀를 더욱 즐겁게 하는 디지털 방송 시대지만 아직도 라디오를 가까이 하며 좋은 친구처럼 지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라디오와 함께 할 수 있는 ‘현재’를 기꺼워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라디오가 어느 순간부터 ‘추억’이 되어버린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맛과 멋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즐거움이 있다.
소니에릭슨(www.sonyericsson.com)의 R306은 그렇게 라디오를 사랑하고 가까이 하는 고객들을 위한 제품이다. 지상파나 위성DMB와 같은 디지털 방송, 고화질의 카메라와 고음질의 휴대용 오디오 플레이어 등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다양한 기능으로 가득채운 요즘 휴대전화들과 비교하면 조금은 생뚱맞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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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과 AM 라디오 수신 기능을 탑재한 소니에릭슨의 R306. GSM 방식을 사용하는 휴대전화로 라디오 채널을 확인할 수 있는 액정과 이어폰 없이 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스테레오 스피커를 내장했다.(사진:www.sonyericsson.com) |
R306은 FM과 AM 라디오 수신기를 탑재한 휴대전화다. 라디오 없는 하루는 무료하고 답답해서 견디지 못할 만큼 라디오를 사랑하는 라디오 마니아들이라면 저절로 눈길이 갈만한 제품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R306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해도 GSM 방식의 이동통신 서비스만 지원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R306에 대한 소식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1월이지만, 출시 시기는 2008년 3분기로 예정되어 있다. 그래서 지금은 사진 몇 장과 간단한 제품 사양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일단 공개된 내용을 보면 보는 이의 필요와 기준에 따라 전혀 상반된 평가가 나올 만큼 분명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휴대전화가 R306이다.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는 휴대전화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R306은 덤으로 주는 부가기능이 아닌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라디오 기능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디자인에서부터 라디오 냄새가 물씬 풍기고, 사용 방법도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닐 수 있는 포켓 라디오를 많이 닮았다.
우선 바깥쪽에 가운데 부분에는 라디오 채널을 확인할 수 있는 작은 액정이 자리를 잡았다. 액정 아래쪽에는 3개의 프리셋 버튼이 있고, 그 왼쪽에 볼륨 조정용으로 보이는 버튼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양쪽에는 제법 풍부한 음량으로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다는 스테레오 스피커를 탑재했다.
어디를 가든 가지고 다니게 마련인 휴대전화를 통해 휴대용 콤팩트 라디오를 사용하는 것처럼 편리하게 라디오 방송을 청취할 수 있다는 점이 R306이 내세운 차별화 포인트인 셈이다. 또한 지정한 시간이 되면 라디오 방송을 시간을 알려주거나 잠을 깰 수 있는 라디오 알람 기능도 제공한다.
반면 온갖 종류의 다양한 기능으로 가득채운 요즘의 다기능 휴대전화와 비교하면 다른 기능들은 초라하다 싶을 만큼 별로 볼품이 없다. 물론 휴대전화인 만큼 음성 통화, 전화번호부, 메모장, 문자 및 멀티미디어 메시지 같은 기본적인 기능은 모두 제공한다.
130만 화소의 디지털 카메라 기능도 내장했고, MP3나 AAC 형식의 오디오 파일을 벨소리로 지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내장메모리가 겨우 5MB에 불과하고, 외장형 메모리를 지원한다는 얘기가 없다. 따라서 멀티미디어 기능을 자유롭게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아울러 블루투스와 스피커 폰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핸즈프리 통화가 가능하다. 메인 디스플레이는 약 48mm(1.9인치) 크기에 128x160 화소의 해상도를 제공하는 컬러 TFT, 외부 디스플레이는 96x32 화소의 모노 액정을 채용했다. 색상은 커피 블랙과 샴페인 화이트 두 가지가 선보일 예정이며, 크기는 90x48x16mm 무게는 약 93g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