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PMP는 꼭 필요한 기능만 보유한 심플함보다는 다양한 부가기능을 가진 다기능 제품이 유행하고 있다. 특히 예전에는 일부 프리미엄급 제품에서만 볼 수 있었던 네비게이션 같은 것들이 이제는 악세세리의 추가만으로 가능해지는 등 이제는 단순한 PMP의 시대는 지나간 것 같다. 이런 현상은 다름아닌 PMP의 경쟁력 약화 때문이다. 현재 출시되어 있는 디지털 기기를 둘러보자. MP3도 동영상이 지원되고 있으며 네비게이션은 벌써 PMP의 영역에 근접해 가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 같은 UMPC는 점점 가격대가 낮아지며 PMP와의 차별을 무효화 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PMP가 선택 할 수 있는 것이란 무엇일까? 기본기로 돌아가든, 아니면 더욱 많은 기능을 추가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등장한 코원의 새로운 PMP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단 현재 대부분 4인치의 LCD를 책정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5인치의 커다란 LCD를 도입했다. 또한 DMB를 비롯하여 윈도우(windows CE)를 사용 할 수 있는 등 기존에 PMP에 빠지지 않는 다양한 기능들을 도입하고 있다. 무엇보다 800*480의 고해상도는 기존 PMP와 차별을 가지는 부분이며 GUI를 적극 도입하며 버튼을 생략한 것도 인상적이다.
▶ 무겁지만 무겁지만은 않은
코원 Q5는 심플함을 목표로 디자인 된 듯 전면에는 LCD와 그것을 감싸고 있는 프레임을 제외하고 그 어떠한 입력장치나 기능을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왼쪽 상단으로 전원 상태를 알리는 인디케이터만 확인 할 수 있는 데 그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인상적인 부분이 없이 절제된 디자인을 볼 수 있다. 외부 버튼의 경우도 단지 전면에만 생략된 것이 아닌 상단에 파워/홀드 버튼과 볼륨 버튼을 제외하고 버튼을 찾아 볼 수 없다. 그것은 코원 Q5의 적극적인 GUI사용 때문이며 그것을 응용한 터치스크린은 코원 Q5의 인터페이스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알루미늄 합금으로 구성된 외형은 특수한 코팅으로 검은색으로 도색 되어 있다. 처음 코원 Q5를 잡게 되면 차거운 금속의 질감을 느낄 수 있는데 독특하게도 (비슷한류의 기기들과 다르게)금속의 질감을 그대로 살리기보다는 도색을 통한 질감을 주고 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런 검은색의 몸체를 통한 심플함을 찾아 볼 수는 있지만 가뜩이나 무거운 기기의 무게에 어두운 색은 기기의 무게를 더욱 무겁게 만드는 착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 5인치 LCD
국내에서 PMP는 물론이고 디지털 기기들 중에서 5인치를 사용한 제품은 없었는데 이번에 코원에서 Q5 제품에 적극 도입했다. 미쯔비시에서 주문 생산했다고 알려진 5인치 LCD는 그 품질이 뛰어남은 물론이며 800*600 해상도의 깔끔한 느낌을 직접 실감하게 되면 이 5인치 LCD에 대한 기대가 충분히 충족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인터페이스
코원 Q5의 인터페이스 핵심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내부 GUI와 터치스크린이다. 물론 스타일러스 펜을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꼭 손가락을 써야하는 건 아니지만 그 감도 설정이 적절하며 좌표를 정확하게 인식하기 때문에 손가락을 사용해도 큰 불편함은 없었다. 무엇보다 5인치라는 커다란 화면이기에 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
코원 Q5의 GUI는 총 5개의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그 5개의 메뉴가 하위로 내려가며 또다른 메뉴를 구성하지만 메뉴의 대분류는 5개, media, office, utility, network, windows이다. 아무래도 기기의 특성상 가장 많은 사용을 하게 마련인 미디어 부분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movie/동영상, music/음악의 기본적인 기능과 DMB와 라디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플래쉬가 있다. 플래쉬의 경우는 플래쉬 무비를 볼 수 있는 기능을 볼 수 있다.
이런 메뉴 구성은 상당히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른쪽 테두리로 대분류에 속하는 5개의 메뉴가, 오른쪽의 테두리로 하위 메뉴들이 나타나는 방식이다. 아이콘들이 큰 편은 아니어서 사용상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지금까지 PMP를 무난하게 사용해온 사용자라면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을 것이다.
▶ 미디어플레이어
일단 하위분류의 플레이어가 로딩되는 시간이 그리 긴편은 아니다. 물론 기존 기기들에 비하여 월등한 로딩 속도를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무난하다고 볼 수 있다. GUI의 덩치를 생각한다면 가볍게 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동영상이나 음악파일의 경우 다양한 포맷을 지원하며 재생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다만 파일들이 해당 디렉토리에 들어가 있다고 자동적으로 리스트업을 시켜주는 것이 아닌 사용자가 파일을 찾아서 등록시켜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하면의 구성 역시 크게 눈에 띄는 점이나 아쉬운 부분은 없다. 다만 5인치의 커다란 화면과 그에 최적화된 파일을 플레이 했을때는 이제껏 PMP에서 경험하기 힘들었던 꽤 수준 높은 퀄러티의 영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소스가 좋을시에 적절한 색감도 보장해 주며 암부계조를 평가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영상을 재생한다. (과거의 PMP를 생각하면 정말 괄목할만한 발전이다.) 단, LCD보호를 위한 보호패널이 반사가 심하여 밝은날 시청은 심각하게 고려할만하다. 음질의 경우는 코원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고출력의 헤드폰까지 안정적인 출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소스기기로 사용해도 충분할 정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DMB의 경우는 소스 자체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코원 Q5의 고해상도를 체감 할 수 없다. 수신율은 무난한 수준이다. 신호가 잘잡히는 고층 빌딩이 없는 실외에서는 안테나를 펴지 않아도 방송이 발 잡히고 실내에서도 안테나를 뽑기만해도 방송은 끊김없이 수신이 잘된다.
▶ 전용 가죽 케이스
가뜩이나 무거운 기기에 케이스가 웬말이냐 싶겠지만 민감한 기기의 특성상 케이스는 필수적이다. 코원 Q5는 가죽 케이스(별매)를 제공하고 있는데 Q5몸체에 빈틈없이 들어맞기 때문에 케이스에 Q5를 장착하면 단단하고 안정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떨어뜨렸을 때의 충격 같은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LCD를 위시한 다른 민감한 부분들을 확실하게 보호하는 것은 물론이다. 케이스의 뒷부분에 지지대가 있어 기기를 세울 수 있는 것도 흡족한 부분이다. 반면 너무나 고풍스런 디자인은 감점 요소가 되겠다.
▶ 오피스
오피스에서 주로 눈에 띄는 부분은 사전과 브리타니커 대백과 사전이다. 특히 브리타니커 대백과 사전은 이미지를 포함한 텍스트로 PMP의 강점을 드러내고 있는데 교육용으로의 가치는 물론이거니와 PMP자체의 제한된 컨텐츠를 확장하는 것이다. 사전의 경우로 전자사전으로 충분히 활용해도 될만한 수준이기 때문에 학습용으로서의 가치가 빛난다.
▶ 윈도우를 응용하자
코원 Q5가 인상적인 점은 사용자가 스스로 GUI를 만들 수 있다는 부분이다. 물론 개발을 해야하는 부분이지만 사용자가 개발한 스킨으로 이루어진 GUI는 기존 사용자나 앞으로 기기를 고려하고 있는 사용자들에게 꽤 매력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윈도우CE 기반이기 때문에 각종 유틸이나 에뮬 게임 같은 것을 충분히 구동 할 수 있으며 이미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들의 평가는 좋은 편이다. 특히 윈도우를 떠나서 초기에 많은 버그들이 발견되었고 OS가 불안한 면이 없지 않았지만 최근에 펌웨어가 업그레이드 된 이후로 그런 문제들이 대부분 해소되어 사용자들이 만족하고 있다는 뒷얘기가 있다.
▶ 최고의 PMP
코원 Q5는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을만한 제품이다. PMP로서 미디어의 재생이나 다양한 활용, 교육용으로서의 충분한 장치 등은 더할나위 없다. 문제는 서두에 언급한대로 PMP와의 경쟁이 아닌 PMP가 아닌 것들과의 경쟁이다. 물론 Q5가 좋은 성능에 권장할만한 제품이지만 더욱 강력한 성능의 경쟁 기기들과 어떤 차별점을 가지게 될지는 아직 의문이다. 이제 PMP는 기능상의 한계점한 다다른 것 같다. 다른 경쟁 기기들과의 시장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PMP는 한단계 발전해야할 시점이다.
디지털 칼럼리스트 & 리뷰어 : 서범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