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는 매주 골칫거리다. 귀찮다고 쌓아두면 퀴퀴한 냄새로 골치, 한꺼번에 버리려면 축축한 오물에서 나오는 물기 탓에 두 번 찜찜하다. 더구나 마땅히 음식물을 둘 곳이 부족한 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이라면 더더욱 골치.
그래서 필요한 게 바로 음식물 처리기다. 음식물 처리기는 갖가지 방식을 이용해 주방의 골칫거리인 음식물 쓰레기의 냄새와 부피를 줄여줘서 주부에게 인기 만점인 상품. 이 시장을 주도하는 루펜리(www.loofen.com)의 루펜 LF-07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더럽게 느껴지는 음식물 쓰레기와 세련된 디자인이라는 상극의 이미지를 더해 성공을 거둔 베스트셀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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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펜리의 루펜 LF-07. 온풍건조방식을 이용한 음식물 처리기로 필터를 더해 숯의 탈취 효과로 이중 처리를 했다. 단순미와 세련미를 겸한 디자인과 작동 방식이 눈길을 끈다. |
■ 애플의 디자인 철학을 만나다
루펜을 얘기하려면 디자인이 빠질 수 없다. 루펜의 가장 큰 성공요인이기도 한 디자인은 본체를 한번 보기만 해도 곧바로 느낄 수 있다. 마치 애플의 그것처럼 단순미와 세련미를 살려냈다. 디자인만으로도 이 제품은 이미 음식물 쓰레기 냄새의 절반은 없앤 듯하다.
루펜의 디자인은 단순하다. 깔끔한 주 색상에 뚜껑 부위에만 포인트를 준 투톤 컬러가 인상적. 다른 설명은 굳이 할 필요가 없을 만큼 깔끔하다. 뒷면에는 필터 연결을 위한 배기구와 전원 코드, 앞면에는 베젤이 전부다.
물론 이보다 더 칭찬하고 싶은 건 단순한 버튼. 딱 두 개다. 전원과 동작 버튼이 있을 뿐이다. 가장 좋은 디자인은 실용성을 겸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루펜은 시각적 디자인 철학과 기능성에서 모두 단순함을 구현해냈다. 어떤 주부라도 이 제품을 다루는 게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간편한 쓰임새와 인테리어 효과 덕에 이 제품은 주방 어디에나 놔둬도 부담스럽지 않다. 물론 따로 배관 공사 설치를 요청해 싱크대 내부에 넣을 수도 있지만 전원 코드만 있으면 되는 프리스탠딩 방식이니 굳이 그럴 필요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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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은 달랑 두 개. 전원과 동작 뿐이다. 단순미를 살린 디자인만큼이나 다루기도 쉽다. 본체 안쪽에는 건조를 위한 온풍구와 이중필터 연결부가 눈에 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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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는 5ℓ짜리. 바닥면에는 채반 형태의 구멍난 덮개를 덧대어서 수분이 아래쪽으로 빠지도록 했다. |
음식물 처리기의 지원 방식은 온풍 건조와 분쇄 건조, 바이오의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분쇄 건조는 음식물 쓰레기를 믹서기처럼 날로 분쇄한 뒤 건조해줘서 빠르다. 바이오는 미생물을 이용하는 덕에 냄새나 진동은 거의 없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에 비해 온풍 건조는 간단한 방식이어서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을 수 있다.
루펜의 동작 원리는 단순하다. 온풍 건조 방식, 그러니까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어 음식물 쓰레기를 말려준다. 루펜은 여기에 앞서 설명한 숯을 이용한 이중 필터를 더해 공기 정화와 습기 제거 과정을 거친다.
숯은 그 자체로
공기를 맑게 해주고 습기를 없애주는 역할을 하는 만큼 건조실 안에서 말린 음식물 쓰레기의 냄새를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 본체 뒤에는 이중 필터 연결을 위한 배기구가 있는데 여기에 이중 필터를 끼우면 된다.
이중 필터의 연결 부위에는 틈새를 막아줄 수 있는 고무로 된 링이 있다. 그럴 일은 별로 없어 보이지만 이 곳을 제대로 꽉 조여서 연결하지 않으면 냄새가 새어나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
앞서 칭찬했듯이 루펜의 동작은 쉽다. 전원 누르고 베젤 뚜껑을 연 뒤 수분을 줄인 음식물 쓰레기를 용기에 담는다. 동작 버튼만 누르면 끝. 제조사에 따르면 동작 버튼을 누른 뒤 표준 모드일 경우 19시간이 지나면 전원 절약 모드인 송풍 모드로 자동 전환된다. 음식물 종류나 용량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7∼8시간이면 냄새 없이 버릴 수 있는 수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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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펜은 온풍 건조 외에 숯을 담은 이중 필터를 더했다. 숯은 그 자체로도 공기 정화와 습기 제거 효과가 있기 때문. 패키지 안에는 여분의 이중 필터 한 벌이 더 들어 있다. |
용기는 5ℓ짜리. 바닥면에는 채반 형태의 구멍난 덮개를 덧대어서 수분이 아래쪽으로 빠지도록 했다. 제조사에 따르면 루펜으로 건조한 음식물 쓰레기는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단다. 하지만 수분이 많은 음식물 쓰레기를 빼곤 실제로는 이 정도까지 줄어들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냄새와 물기 제거에 주안점을 두는 게 좋겠다.
아쉬운 점도 없는 건 아니다. 고무 처리까지 했지만 이중 필터와 본체 연결 부위의 틈 탓인지 냄새가 날 때도 있다. 또 소음은
냉장고보다 큰 수준은 아니지만 귀에 거슬리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전기 요금은 제조사에 따르면 1일 2회 19시간 사용 기준으로 월 3,000원 미만이라고 하니 큰 부담이 없겠다. 본체 크기는 270×292×350mm, 무게는 6kg이며 패키지 안에는 본체 외에 용기 1개와 이중 필터 여분 한 벌, 간단한 사용 설명서가 함께 담겨 있다.
서두에 밝혔듯이 루펜은 칭찬 받을 자격이 충분한 제품이 아닐까 싶다. 몇 가지 아쉬움도 있지만 이는 가격대비로 따지면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은 된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대목. 이보다 음식물 처리기를 인테리어 상품 수준까지 올려놓은 디자인에 박수를 보내도 충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