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출판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7년 국내 전자출판산업 규모는 5,110억 원 수준. 출판된 전자출판물 가운데 오디오북은 3만 8,174종이다. 이는 국내 전체 출판 시장을 놓고 보면 0.5% 비율. 아직까지 규모가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향후 몇 년 동안 전제 시장의 1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물론 지금 당장 상황만 보면 아직까지 오디오북은 낯설지만 관련 서비스도 늘어나는 추세. P2P 서비스로 유명한 소리바다 오디오북(www.soribada.com)과 오디언(www.audien.com) 등이 대표적이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교보문고와 손잡고 기내에서 오디오북 서비스를 실시하겠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오늘 소개할 오디오북은 이들 서비스와는 조금 다르다. 마치 MP3 플레이어처럼 들고 다니면서 들을 수 있는 제품, 한국액센(www.axxen.co.kr)의 플레이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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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액센의 플레이북. 서적 7권을 한꺼번에 담은 것으로, 본체와 이어폰 등을 제공해 별도 플레이어 없이 곧바로 책을 들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
■ 다루기 쉽고 휴대도 편하다
플레이북의 모양새는 MP3 플레이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물론 플라스틱 본체와 단순한 재생과 멈춤, 볼륨 조절만 가능할 뿐이고 특정 책 콘텐츠를 읽어준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플레이북의 구성은 간단하다. 패키지를 열면 책 콘텐츠를 담은 본체와 이어폰, 전원 재생에 필요한 AAA 건전지 1개, 간단한 사용설명서가 전부다. 다루기 쉬워야 하고 책을 들려준다는 한 가지 목적에 충실한 제품인 만큼 이런 단순함은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본체 내장 메모리는 128MB다. 플레이북은 6∼7권의 책을 한꺼번에 묶어 판매하는데 현재 선보인 타이틀을 보면 굿바이 게으름, 내 평성 잊지 못할 일, 대한민국 최고 입담 11인에게 배우는 최강화술, 재테크의 99%는 실천이다, 100억짜리 기획력, 뜻밖의 세계사의 7권을 묶은 굿바이 게으름 편과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박지성 멈추지 않는 도전, CEO의 습관, 경청, 위트 상식 사전 스페셜을 묶은 끌리는 사람 편의 2가지. 그 밖에 신약과 구약 성경을 한꺼번에 묶은 듣는 성경 시리즈도 선보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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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북의 구성은 간단하다. 재생과 멈춤, 챕터 선택, 볼륨 조절 등을 조그 버튼 하나로 해결하며 전원을 껐다 켜면 이어 듣기도 가능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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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북의 전원은 AAA 건전지 1개. 제조사에 따르면 12시간까지 연속 재생이 가능하다. 이어폰 외에 자동차 AUX 등과 연결하면 외부 재생도 할 수 있다. |
이들 오디오북 음원은 전문 성우와 음향 등을 곁들인 데다 마치 이야기를 풀어내듯 진행해 지루하지 않다. 또 챕터를 나눠놔서 원하는 곳을 찾아 듣기도 편하다. 참고로 제조사에 따르면 음원은 WMA 포맷을 채택한 것이라고 한다.
본체 크기는 57.4×56.8×12mm로 부담 없이 휴대할 수 있는 수준이며 무게도 가볍다. 기능은 재생과 멈춤, 챕터 선택, 볼륨 조절만 있다. 이들 기능은 조그 버튼 하나만으로 모두 해결한다. 이런 류의 오디오북은 여러 권의 책을 한꺼번에 담기 때문에 책을 듣다가 멈추거나 전원을 껐다 켜면 재생하던 곳을 이어 들려줘야 한다. 당연히 플레이북 역시 이런 재생 환경을 지원한다.
그 뿐 아니라 재생 모드 역시 평범한 순차 재생 뿐 아니라 선택한 내용만 혹은 전체 내용 반복이 가능해 어학 콘텐츠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겠다.
전원 상태와 챕터 등은 디스플레이 화면에 표시되니 별다른 불편함 없이 음원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 이어폰 출력은 좌우 각각 5mW이며 신호대비잡음은 90dB다. 재생 시간은 제조사에 따르면 볼륨을 15로 설정할 경우 12시간이다.
■ 인위적 패키지 구성 약점, 복제 원천 차단은 강점
플레이북의 진짜 가치는 디지털화된 전자서적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와 유통을 겸할 수 있다는 점일 듯하다. 플레이북은 불법복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게 다운로드와 복제를 할 수 없다.
따로 MP3 플레이어를 장만할 필요 없이 곧바로 감상할 수 있다는 편리함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 대중교통을 이용한 출퇴근자 외에도 자동차 AUX 등에 연결해 감상할 수도 있으니 자가 운전자에게도 유용한 지식 업그레이드 도우미가 될 수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먼저 미리 구성한 패키지 형태보다 독자가 몇 권을 선택해 주문형으로 플레이북 한 권을 구성할 수 있다면 훨씬 좋았겠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7권을 한꺼번에 들을 수 있다는 건 분명 장점이지만 원하는 구성을 할 수 없다는 흠도 생긴다는 얘기.
또 PDF 혹은 다른 형태의 전자책 병행 판매, 실제 책자와 묶은 연계 판매 등을 병행한다면 책에서 얻으려는 지적 포만감 외에 소유욕도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
오디오북이라는 것 자체가 콘텐츠를 디지털화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드웨어적인 불법복제 보호는 업체에 장점이겠지만 다양한 활용이나 보관 방법을 원할 수 있는 독자에게는 디지털의 장점이 사라진다는 것도 아쉽다면 아쉬운 점. 플레이북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몇 가지 아쉬운 점을 뺀다면 플레이북은 출퇴근할 때 외에도 아예 읽기도 귀찮아하는 세대에게 지적 만족을 편안하게 채워줄 수 있는 도구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