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차량 내비게이션은 거의 필수품처럼 사용되고 있다. 가격도 매우 저렴한 것부터 다양한 기능이 들어있는 고급 제품까지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많은 업체들이 좋은 제품들을 내놓고 있으며, 활용도에 비해 전체적인 가격 또한 매우 저렴해졌다. 필자는 길치이면서도 내비게이션을 거부하는 입장이었다. 길치를 더 길치로 만든다는 이유 때문인데, 이번 리뷰를 통해 그 같은 선입견이 많이 바뀌었다.
에이얼테크 애니드라이브 X1(이하 애니드라이브)은 크게 두 기기로 나뉜다. 하나는 DMB 내비게이션인 애니드라이브이고, 다른 하나는 디빅스 플레이어 미디어게이트 MG-25P(이하 미디어게이트)이다. 두 가지로 나눌 수밖에 없는 것은 두 기기를 따로 사용해도 무방할 만큼 독립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애니드라이브에 미디어게이트를 결합하면, 플러스원의 효과가 나타난다. 활용도가 우수한 미디어게이트를 먼저 만나보자.
■ 이것만 따로 살수는 없을까? 미디어게이트 MP-25
테스트용 제품을 받을 때는 당연히 내비게이션에 대한 호기심이 먼저 일었다. 그러나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미디어게이트에 대한 호기심 충족으로 시간을 더 보냈다. 최근 구입한 24인치 와이드 LCD 모니터를 미디어게이트 덕분에 제대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디어게이트는 따지고 보면, 매우 단순한 제품이다. 40GB 노트북용 하드디스크가 내장된 외장 저장 장치이다. 그러나 각종 동영상, 이미지, 음성 파일 지원이 가능해
오디오 또는 비디오 기기가 있으면 이를 통해, 내부에 있는 파일들을 꺼내볼 수 있다. MPEG4 휴대용 기기의 확대판인 셈이다. 우선 테스트를 위해 각종 파일들을 무작위로 미디어게이트에 담았다. 24인치 LCD 모니터와 컴포넌트 및 비디오 단자에 연결이 가능했고, 5.1
오디오가 있었더라면 여기에도 연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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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빅스 플레이어 미디어케이트 MG-25P, 컨버전스 제품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
세련되고 감각적인 애니드라이브의 메뉴 구성, 눌림이 편하다. |
아쉬운 대로 모니터 내장 스피커를 사용해
디빅스 파일 감상에 들어갔다. 생각 외로 smi 자막 파일도 지원한다.
게다가 위치변경에 글꼴 타입 변경도 가능하다. 조금 더 활용을 하자면, 미디어게이트 맨 상위에 ‘music’ 폴더를 만들고 여기에 MP3 파일을 담아두면 이미지 슬라이드 재생시 배경음악으로 사용할 수 있다. 메인 메뉴 화면의 배경 그림도 ‘mybg.jpg’로 상위 폴더에 두면, 이를 배경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단, 약간 어두운 계열의 배경이라야 메뉴 가독성이 좋다.
필자는 업무상 외부 전시회에 참가할 일이 많은데, 무거운 PC나 노트북 대신 홍보용 전시 사진이 담긴 미디어게이트 하나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같이 제공되는
리모컨은 아주 편한 자세로 멀리서 미디어게이트를 능수능란하게 조정할 수 있다.
이제 미디어게이트를 애니드라이브에 연결해보자. 애니드라이브를 설치할 때는 고정용 브래킷의
자동차 전면 유리 장착, 외부
DMB 안테나 장착, 시거잭 전원 연결이 필요하다. 여기에 미디어게이트를 위한 시거잭 전원(2구를 사용하려면 멀티 잭 필요), 애니드라이브와 A/V 단자 연결, 그리고 미디어게이트용 고정 장치를 추가하니
차량 전면이 꽤나 어수선해진다.
시거잭 하나에 전원을 나눠 쓸 수 있는 방법과 무선 데이터 연결이었으면 하는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역시 미디어게이트는 애니드라이브와 잘 결합되어
차량 운행시 시끄러운 아이들을 충분히 잠재우고도 남을 위력을 뽐냈다.
■ 똑 부러지는 길잡이, 애니드라이브 X1테스트하는 일주일 내내
차안에 미지의 여성이 동승한 듯한 느낌이었다. 출퇴근 시간에 듣던 시사 프로그램 라디오의 남성 진행자 목소리에 미지의 여성(디지털한 음성이긴 하지만) 목소리가 더해지니, 누군가와 같이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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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카드 지원으로 간단한 이미지나 동영상을 즐길 수 있다. |
미디어게이트나 각종 주변기기 연결을 위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
애니드라이브를 장착하자마자 바로 주행을 해보았다. 7인치의 시원한 화면은 터치스크린이 지원되어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는 것으로 컨트롤이 가능하다. 목적지를 입력하고 안내를 받기 시작하면, 군데군데서 미지의 여성이 친절히 알려준다. 다만, 처음에는 목표 거리에 대한 눈대중이 약해 적응하는데, 서너 번의 주행이 필요하다. 이제 300미터, 500미터에 대한 거리 감각이 훌륭해졌다. 지도를 끄고 음성만으로도 목적지를 찾아가는데 지장이 없다.
약간 건방진 마음에
DMB를 작동시킨다. ‘차가 막히는 시간’이라는 이유로 스스로 위로하면서
DMB를 켰지만, 매우 위험하다. 눈이 저절로 정면이 아닌 애니드라이브에 가다 보니 앞차가 서있는 것을 보기 힘들다.
역시 내비게이션을 제외한
DMB나 미디어게이트를 통한 동영상 재생 등은 운전자가 아닌 동승자 또는 뒷좌석의 아이들 몫인가 보다. 애니드라이브를 작동하면서 터치스크린 기능은
GPS 프로그램 작동시나
DMB 작동시 아주 쉽게 컨트롤이 가능하게 해준다.
애니드라이브 내비게이션에 사용된
GPS 소프트웨어는 시터스의 루센(Rousen)이다. 애니드라이브가 지난달 말에 출시되었기 때문에 홈페이지를 찾아가보니 루센에 대한 평들이 있다. “생소한 이름이다”, “좋은 하드웨어에 인지도가 떨어지는 소프트웨어다” 등 혹평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사용하지 않고 단순히 인지도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틀림없다. 루센 소프트웨어는 사용하는데, 오차나 지형지물이 다르게 나온다던가 하는 문제는 전혀 없었다. 다만 앞으로 얼마나 자주 업데이트를 해주느냐만 지켜봐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애니드라이브를 테스트하면서 출퇴근의 지름길을 하나 발견했다. 또한 주변 상가나 필요한 것들이 어디 있는지도 알았다.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차량 이동시 시끄럽기만 하던
차안이 조용해졌다(미디어게이트에 저장된 아동용 애니메이션 덕분). 집안에서도 동영상 재생을 위해 켜야 했던 PC 소음에서 벗어났다.